'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
1.
현재 미디어의 모습은 '인플루언서 미디어의 시대'가 되었다고 선언을 해도 과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표현은 미국 대선 레이스의 시작을 성대하게 알린 각 당의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에 더욱 실감이 나는 상황이다. 백악관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주에 이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컨퍼런스'를 주최해 100여 명의 인플루언서들을 모아서 이들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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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백악관 미디어 브리핑 현장 같다고나 할까.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지형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었다. 이런 모습은 미디어의 힘이 지금 어디로 이동되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소위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틀에 담을 수 없고,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제 미디어로써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의 크기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난다.
2.
어쩌면 소셜미디어가 곧 미디어의 전부가 되기도 한 시대에 유튜브와 틱톡 그리고 인스타그램 등지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각각의 미디어로 기능하는 모습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이미 도달 측면에서는 기존 미디어를 뛰어넘은 지 오래이고, 새로운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넘사벽이다.
"나는 잘 모르겠던데..."라고 하고 있으면 그만큼 미디어가 지금 분화되었다는 것을 뜻하고, 그건 분화된 미디어 세상 속에서 나도 보는 것만 보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만약 내가 기존의 주류 미디어를 주로 소화하고 있다면 그건 나의 세계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음을 뜻한다.
"나는 주류 미디어도 보고, 유튜브에서 이것저것 다 골라봐"라고 말해도 마찬가지이다. 유튜브 안 보는 사람 없다. 주력으로 '뉴스'를 어디서 받아보고, 그 해설을 누구를 통해서 보느냐는 천지차이를 만든다.
오히려 지금 새로운 세대는 틱톡의 인플루언서가 (지난주에 성황리에 끝난 민주당 전당대회와 같은) 현장에서 해설해 주는 내용을 보면서, 가끔 구글링에 걸리는 CNN의 관련 헤드라인을 볼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앞선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민주당은 200여 명의 '다양한' 분야 크리에이터를 전당대회에 '모셨다'. 젊은 정치 전략가서부터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까지 다양했고, 그중에는 인도계 여성인 비드야 고팔란처럼 카멀라 해리스와 유대관계를 이루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크리에이터도 있었다.
그를 비롯해 3명의 인플루언서는 주류 미디어도 아직 인터뷰를 하지 못한 해리스와 단독 인터뷰의 시간을 가졌다. 공화당 전당대회도 70여 명의 인플루언서에게 미디어 크레딧을 주면서 취재를 허용했는데, 완전히 달라진 미디어 세상을 넘어, 미디어 권력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거친 풍파를 뚫고 살아남은 기존의 뉴미디어는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디인포메이션과 악시오스가 시도하는 것들이 힌트를 준다. 전설적인 선배가 길도 참고하면서. 결국 시류를 따르는 움직임이지만, 이들은 앞서서 그 시류를 따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어떤 권력이 이동하면 자본도 무조건 함께 이동한다.
만약 미디어, 그리고 더 넓은 범위의 콘텐츠 산업에서 시장을 바라본다면 꼭 살펴야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